본문으로 건너뛰기
블로그 목록

마스터 디스틸러 블로그 제11호 ― 매시 튠의 내부

David Hsieh

매시 튠의 각 장치가 그리스트와 뜨거운 물을 어떻게 당이 풍부한 워트(wort)로 바꾸는가

David Hsieh, 마스터 디스틸러, Tankyu Distillery |「Business Whisky Guide」 팟캐스트 진행자

본 글은 Business Whisky Guide 팟캐스트 EP11 「A Right Mess of Porridge (Part II)」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칼럼에 이어, 매시 튠 자체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폴스 바텀(false bottom), 그리고 진짜 여과를 담당하는 층

당화조(매시 튠) 바닥에는 ‘폴스 바텀(false bottom/가짜 바닥)’이라 불리는 금속 여과판이 한 겹 깔려 있어 워트는 이곳을 통해 배출된다. 그러나 실제 매싱 과정에서 여과를 담당하는 것은 이 금속판 자체가 아니다. 매싱이 진행되는 동안 맥아 껍질(husk)은 자연스럽게 폴스 바텀 위에 가라앉아 층을 이루는데, 이 층이 곧 필터 베드(filter bed)를 형성한다. 워트가 맑게 걸러지는 것은 바로 이 필터 베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다.

언더레팅 (Underletting) : 먼저 빈 공간을 채우기

매싱을 시작하기에 앞서 증류사는 ‘언더레팅’ 이라는 작업을 먼저 수행한다. 폴스 바텀이 잠길 정도까지만 정해진 양의 뜨거운 물을 매시 튠에 먼저 넣는 과정이다. 이 물은 폴스 바텀과 매시 튠 바닥 사이의 빈 공간을 미리 채워 준다. 이렇게 해야 뒤이어 투입되는 그리스트(grist)가 폴스 바텀의 틈새에 끼어 막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그리스트가 투입되는 순간부터 폴스 바텀의 틈이 막히게 되고, 결국 당 추출 효율은 물론 워트의 배출 속도까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매싱 머신을 거쳐

그리스트와 뜨거운 물은 매시 튠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매싱 머신(mashing machine)을 통과한다. 매싱 머신은 옆으로 눕혀 놓은 긴 원통형 파이프처럼 생겼으며, 내부에는 하나의 스크루(screw)가 설치되어 있다. 건조한 그리스트는 위쪽에서 투입되고, 뜨거운 물은 아래쪽에서 공급된다. 회전하는 스크루 블레이드가 두 재료를 고르게 섞은 뒤, 반대쪽 끝으로 밀어내어 매시 튠으로 보내는 구조다. 매싱 머신은 일반적으로 그리스트와 물의 비율을 약 1:3으로 유지한다. 물이 너무 적으면 그리스트가 덩어리져 뭉치고, 반대로 물이 너무 많으면 워트의 비중이 낮아지게 된다.

레이크 암(rakes)의 진짜 역할

그리스트와 뜨거운 물이 매싱 머신을 거쳐 매시 튠으로 들어오면, 증류사는 ‘레이크 암’을 회전시키기 시작한다. 레이크 암은 매시 튠 안을 천천히 회전하지만, 그 목적은 매시를 고르게 저어 섞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혼합은 대부분 이미 매싱 머신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레이크 암의 진짜 역할은 그리스트를 폴스 바텀 위에 고르게 펼쳐, 두께가 균일한 필터 베드를 만드는 것이다. 만약 필터 베드가 평평하게 형성되지 않으면, 투입구 근처에는 그리스트가 두껍게 쌓이고 반대편은 상대적으로 얇아진다. 이렇게 두께가 고르지 않으면 워트가 위치마다 서로 다른 속도로 빠져나가게 되고, 그 결과 여과 효율도 부분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워트를 배출하다

필터 베드가 고르게 형성된 뒤 약 10~30분 정도의 휴지 시간을 가지면, 증류사는 매시 튠 바닥의 밸브를 열어 워트가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한다. 이때 ‘언더백(Underback)’ 에 모이는 워트의 수위는 매시 튠 안의 워트가 모두 배출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기준이 된다.

드래프(Draff) — 모든 증류사가 한 번쯤은 배우는 교훈

세 번의 워트를 모두 배출하고 나면, 매시 튠 안에는 고형 찌꺼기만 남는다. 이것이 바로 드래프(draff)다. 일반적으로 매시 튠 바닥에는 드래프 포트(draff port)가 설치되어 있으며, 평소에는 금속 게이트로 닫혀있다. 드래프를 배출할 때는 게이트를 열고 레이크 암을 다시 회전시킨다. 그러면 레이크 암이 드래프를 포트 쪽으로 밀어내고, 드래프는 컨베이어를 거쳐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드래프 트럭(draff lorry)으로 옮겨진다. 이후 농부가 이를 가져가 소와 양의 사료로 사용한다.

여기에서 모든 증류사가 반드시 지키는 한 가지 철칙이 있다. “레이크 암을 다시 움직이기 전에, 반드시 밖으로 나가 드래프 트럭이 포트 아래에 제대로 와 있는지 확인할 것.”

이 확인을 빼먹으면 배치 하나 분량의 드래프가 그대로 콘크리트 바닥으로 쏟아진다. 그러면 그 다음 두 시간은 축축한 드래프 수 톤을 삽으로 한 번씩 퍼올려 다시 트럭에 싣는 일만 하게 된다. 대부분의 증류사는 이 실수를 한 번 하면 두 번 다시 하지 않는다. 다음 날이면 허리를 제대로 펼 수도 없기 때문에 평생 잊을 수 없는 교훈이 되는 것이다. 어떤 매시 튠에는 드래프 포트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 증류소에서는 장화를 신고 직접 매시 튠 안으로 들어가 삽으로 드래프를 퍼내야 한다. 저자 역시 Edradour Distillery에서 근무하던 시절, 바로 그 일을 매일같이 해 본 경험이 있다.

매시 튠 자체의 구조는 그리 복잡한 설비가 아니다. 그러나 매싱은 위스키 제조 공정 가운데 증류사가 가장 세심하게 지켜보는 단계 가운데 하나이며, 동시에 모든 증류사가 반드시 몸으로 익혀야 하는 공정이기도 하다.


저자 약력

데이비드 셰(David Hsieh)는 단큐 증류소(Tankyu Distillery, 丹丘蒸留所)의 수석 증류사다. 이전에는 스코틀랜드의 여러 위스키 증류소에서 증류사로 일했으며, 헤리엇와트 대학교(Heriot-Watt University)에서 양조·증류학 석사(MSc Brewing and Distilling)를 취득했다. 대만 1위 위스키 팟캐스트 《업무용 위스키 가이드》의 진행자이자 제작자다.

단큐 증류소에 대하여

단큐 증류소(丹丘蒸留所)는 홋카이도 가미카와군 히가시카와초에 자리한, 일본에서도 드문 공설민영(公設民営) 크래프트 증류소다. 회사는 2020년에 설립되었고, 증류소는 2025년 8월에 개업했다. 다이세쓰잔의 맑은 용천수로 싱글 몰트 위스키와 크래프트 진을 만든다. 히가시카와초는 홋카이도에서 유일하게 상수도가 없는 지자체로, 그만큼 물이 맑다. 자세한 내용은 tankyudistillery.jp/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자료

《업무용 위스키 가이드》 팟캐스트 EP11 「A Right Mess of Porridge (Part II)」.

본 글에서 언급된 증류소, 브랜드 및 생산자에 관한 내용은 공개된 정보와 저자 개인의 관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는 상업적 비교나 평가가 아닌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한 것이며, 해당 언급이 Tankyu Distillery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